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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용 종식 이후가 더 문제다…유기견·길고양이 급증, 감당할 대책 있나

버려진 개는 야생에서 번식하며 ‘들개화’…가축 넘어 사람까지 공격

길고양이도 개체수 늘면 영역싸움·배설물·울음소리·물림 사고 우려

보호만 외치고 관리 외면하면 결국 사람과 동물 모두 피해자가 된다 그러나 법으로 개 식용을 금지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다. 식용 목적으로 키우던 개 가운데 입양되지 못한 개는 누가 보호할 것인가. 안락사를 시키는가.농촌에서 관리되지 않은 채 새끼를 낳는 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버려진 개가 야산에서 들개로 변해 사람을 공격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여기에 가정에서 버려지는 반려견과 빠르게 번식하는 길고양이까지 더해지면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개 식용을 끝내는 법은 만들었지만, 그 이후 발생할 문제까지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개 식용 종식법 제정 당시 정부에 신고된 식용 목적 사육견은 약 46만8천 마리였다.

정부의 폐업 지원과 개체수 감축으로 2026년 5월 말 기준 약 2만2천 마리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개 사육농장 1천537곳 가운데 1천265곳이 폐업하고 272곳이 남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는 크게 감소했지만 아직 남은 개들의 보호와 입양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식용 목적으로 키운 개는 대부분 몸집이 큰 중·대형견이다.

공동주택이 많은 우리나라 주거환경을 고려하면 일반 가정으로의 입양이 쉽지 않다.

어린 소형견도 입양되지 못해 보호센터에 남는 현실에서 성견이 된 대형견들을 모두 입양시키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불가피하게 남는 개를 지방자치단체가 인수해 보호하거나 입양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시설에서 몇 마리를 보호할 것인지, 치료비와 사료비는 누가 부담할 것인지, 입양되지 않는 개를 언제까지 보호할 것인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농장 문을 닫는 것만으로 개 식용 종식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 있던 개들의 행방과 관리 과정까지 확인돼야 진정한 종식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보호받지 못한 개가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상황이다.

모든 유기견이 곧바로 공격적인 들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의 보호에서 벗어난 개가 장기간 산과 들에서 생활하면 야생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이렇게 야생화된 개들이 무리를 이루고 새끼까지 낳으면 포획과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다.

들개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닭과 오리, 염소 같은 가축을 공격한다. 가정에서 키우는 작은 개나 고양이를 공격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무리를 이룬 들개는 사람에게도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실제로 전남 영광에서는 2025년 들개 무리가 농가에 침입해 일주일 사이 염소 14마리와 닭 3마리를 물어 죽이고 농장주까지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주도 남의 일이 아니다.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경주에서 50건이 넘는 들개 신고가 접수됐다.

강동·서면·안강·외동·산내 등 농촌지역뿐 아니라 천북 등 공단지역과 동천·불국 등 주거지역, 감포·양남 일대에서도 들개 출몰 신고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들개가 산속에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먹이를 찾아 마을과 공장, 주택가와 관광지 주변까지 내려올 수 있다.

특히 새벽이나 야간에 혼자 걷는 주민과 농촌 고령자, 등산객과 관광객에게는 실제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버려진 개를 제때 구조하지 못하면 유기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가축을 위협하는 들개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들개가 새끼를 낳으면 위험도 함께 늘어난다 유기견과 들개 문제의 핵심은 계속되는 번식이다.

중성화되지 않은 개들이 야산과 폐가, 공장 주변에 자리 잡으면 그곳에서 새끼를 낳는다. 살아남은 새끼가 다시 번식하면서 몇 마리였던 개가 무리를 이루게 된다.

사람을 따르는 유기견은 비교적 구조하기 쉽지만 야생에서 오래 생활한 들개는 사람과 포획틀을 강하게 경계한다.

전문 포획인력과 장비가 필요하고, 무리 전체를 한꺼번에 포획하기도 어렵다.

어미만 포획하고 야산에 새끼가 남거나 무리 중 일부만 잡히면 번식과 주민 위협은 계속된다.

구조한 뒤에도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야생화된 성견은 사람을 경계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일반 가정으로 입양시키기 어렵다.

결국 장기간 보호와 행동교정이 필요하고 사료비와 치료비, 인력과 시설 부담은 지자체에 돌아간다.

또한 들개가 된 뒤 막대한 비용을 들여 포획하는 방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농촌 사육견과 유기견의 번식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개 식용 종식 이후에는 농촌에서 키우는 마당개와 실외 사육견의 관리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동안 일부 농촌에서는 집에서 기르던 개가 새끼를 낳으면 주변에 나눠주거나 식용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앞으로 식용 목적의 사육·증식과 유통이 금지되면 이런 방식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태어나는 개를 모두 가정에서 키울 수도 없다. 입양되지 못한 개들이 방치되거나 버려진다면 유기견과 들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농촌지역에 몇 마리의 개가 등록되지 않은 채 사육되고 있는지, 중성화되지 않은 암컷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개 식용 종식 시행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농촌 사육견의 실태를 조사하고 동물등록과 중성화, 사육 포기와 입양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지금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유기도 심각한 문제다.

강아지일 때는 예쁘다는 이유로 데려오지만 나이가 들면 심장질환과 종양, 신장질환, 관절질환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 심장사상충 치료나 수술, 입원까지 필요하면 병원비가 100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보호자는 치료할 수 있지만 취약계층이나 농촌 고령자에게 갑작스러운 고액 진료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병원비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동물을 버리는 행위는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동물 유기는 명백한 불법이다. 그러나 처벌만 강화한다고 유기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보호자가 감당하지 못해 동물을 버리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구조하고 세금으로 치료·보호해야 한다. 구조되지 못한 개는 들개가 되어 다시 주민과 가축을 위협할 수 있다.

고액 진료비로 인한 양육 포기를 줄이고, 버려지기 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어떤 제도를 마련할 것인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답해야 한다.

길고양이 문제 역시 심각하다

고양이는 계절과 건강, 먹이 환경에 따라 1년에 두 차례 임신할 수 있다. 한 번에 보통 3∼4마리 안팎의 새끼를 낳고 경우에 따라 5∼6마리 이상을 출산하기도 한다.

태어난 새끼 고양이도 1년안에 다시 번식할 수 있다.

중성화되지 않은 암컷 한 마리와 그 새끼들이 연이어 번식하면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길고양이가 늘어나면 발정기 울음소리와 고양이들 사이의 영역싸움, 쓰레기 훼손, 배설물과 악취 문제가 함께 증가한다.

주택과 상가, 펜션, 수영장, 주차장에 배설하면서 주민과 영업장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전염성 질병과 굶주림, 고양이들 사이의 싸움으로 다치거나 죽는 개체도 늘어날 수 있다.

길고양이가 모두 포악한 것은 아니지만 접근에는 주의해야

그러나 위협을 느끼거나 도망갈 길이 막힌 경우, 새끼를 보호하는 상황, 포획되거나 다친 상태에서는 방어적으로 사람을 물거나 할퀼 수 있다. 먹이와 영역을 두고 고양이들끼리 격렬하게 싸우는 모습도 나타난다.

특히 사람이 무리하게 만지거나 구조하려다 물리고 할퀴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개나 고양이에게 물렸을 경우 상처를 비누와 흐르는 물로 씻고 의료기관에서 상처 소독과 항생제 치료, 파상풍 및 광견병 예방 필요성을 평가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길고양이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공포스럽게 만들 필요는 없지만,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주민 민원과 접촉사고, 위생 문제가 함께 증가할 가능성은 분명히 살펴봐야 한다.

길고양이가 불쌍해 먹이를 주는 시민의 선의는 이해할 수 있다. 굶주리는 생명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 자체를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된다.

먹이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고양이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성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살아남은 고양이가 다시 새끼를 낳으면서 개체수가 증가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길고양이 돌봄 지침도 토지 소유자나 관리자의 동의를 받아 급식소를 설치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밥그릇과 남은 사료를 회수하며, 돌보는 길고양이를 적극적으로 중성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먹이를 주는 행위와 중성화·환경관리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무분별한 급식으로 인한 주민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지자체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중성화 사업, 몇 마리 수술했다는 실적으로 끝나선 안 돼

TNR은 길고양이를 포획한 뒤 중성화 수술을 하고 원래 살던 장소에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경주시도 2026년 길고양이 중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일부 고양이만 중성화하면 수술하지 못한 고양이들이 다시 새끼를 낳는다.

사업이 번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다음 해에도 같은 지역에 같은 예산을 반복해서 투입해야 한다.

단순히 몇 마리를 포획하고 수술했다는 실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성화 이후 해당 지역의 고양이 개체수와 새끼 출산, 주민 민원이 실제로 감소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 방식과 예산으로 개체수 조절이 가능한지, 번식이 집중되는 지역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경주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죽이지 말라” 이후의 책임까지 말해야 한다

동물보호단체는 학대와 불법 도살을 감시하고 생명을 구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질병과 굶주림, 교통사고와 학대를 막고 주민의 안전과 생활환경까지 지키는 것이 진정한 동물복지다. 보호와 개체수 관리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도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나 주민 민원을 이유로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 유기견과 들개, 길고양이의 개체수와 신고 현황, 중성화 실적과 효과, 보호센터 수용능력과 입양률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개 식용 종식은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의 문제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유기견과 들개, 길고양이 문제는 더 큰 사회적 비용과 갈등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방치된 개가 들개로 변해 가축을 죽이고 사람을 공격한 뒤에야 포획에 나서는 행정, 길고양이가 급격히 늘어나 주민 갈등이 폭발한 뒤에야 중성화 예산을 늘리는 행정으로는 늦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촌 사육견과 잔여 식용견, 유기견과 들개, 길고양이 문제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문제로 보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동물을 무조건 죽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보호할 공간도, 치료할 예산도, 입양시킬 가정도 부족한 상황에서 개와 고양이가 계속 태어난다면 그 생명은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개 식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27년 2월 7일부터 식용 목적의 개 사육·증식·도살과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의 유통·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개 식용 종식은 시대적 흐름이며 동물복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변화다.

식용견 46만여 마리에서 2만2천 마리로 감소했지만 남은 개는 어디로 가는가

차량 엔진룸에 들어가거나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고양이도 발생한다.

개체수 증가를 방치하는 것은 사람에게도 불편이지만 고양이에게도 결코 보호가 아니다.

길고양이를 모두 ‘포악한 동물’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대부분의 길고양이는 사람을 경계하고 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먹이만 지속해서 공급하고 번식과 배설물, 남은 사료, 악취와 주민 피해를 외면한다면 진정한 보호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대표적인 길고양이 대책은 TNR 사업이다.

그러나 “죽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구조한 동물을 어디에서 보호할 것인지, 치료비와 사료비는 누가 부담할 것인지, 입양되지 않는 동물을 언제까지 보호할 것인지, 계속되는 번식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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